독서·서평

트리 하우스

바라이로 2014. 7. 9. 22:16
트리 하우스 TREE HOUSES 트리 하우스 TREE HOUSES
코바야시 타카시, 구승민 | 살림 | 20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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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트리 하우스란 이름을 들었을 땐, 조금 생소하긴 했지만 사진 상의 집들을 보곤 금방 내가 어린 시절 꿈꿨던 집이란 걸 깨달았다.

바로 ‘톰소여의 모험’이란 만화영화에서 이런 나무집을 본적이 있다. 그 장명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나도 한번, 이란 막연한 상상을 계속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 코바야시 타카시는 어느 앤티크 가게에서 받은 법랑 간판에 그려진 나무위 집을 보고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가게를 이런 식으로 꾸며보았다고 하는데, 이 가게는 현재 ‘하이드어웨이’란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건물 앞에 우뚝 솟은 히말라야 삼나무에 꾸며진 이곳은 나무의 정수리가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 내부 사진을 보니 나무 원통을 사이에 두고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데 분위기기 너무나도 아늑한 게 차 한 잔 마시면 그만일 것 같다.

 

 저자가 제작한 트리 하우스는 일본 각지에서 의뢰를 받아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후쿠시마 이와세현의 100년 된 상수리나무에 만든 집은 외관이 참 마음에 든다. 두 그루의 나무에 걸쳐 집을 짓고 외벽은 기와처럼 겹겹이 나무들을 쌓아올렸다. 발판의 난간부분은 밧줄 모양으로 깎아놓았는데 사진으로 봐도 섬세하게 가공한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런 덕에 트리 하우스의 일인자 피터 넬슨의 저서에도 이곳이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내부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나가노현의 죽은 딸을 위해 지은 트리 하우스이다. 가정집의 마당에 있는 칠엽수에다 만들었는데 벽에는 단열재, 창문은 이중 유리, 바닥에는 난방까지 신경 쓴 주거용 트리 하우스였다. 그래서 그런지 창가에 붙어있는 테이블과 의자는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한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 해치워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트리 하우스를 구경하다 나무에 해를 가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저자가 말하길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나무에 주는 스트레스가 적고 사람에게 안전한 볼트를 박아 넣는 TAB공법을 쓰고 있고, 나무가 계속 자람에 따라 건축물 자체 높이도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나무의 성장에 맞게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오랫동안 트리 하우스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라 한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 시원한 나무그늘에 만들어진 트리 하우스로 수박 한 덩이와 읽을거리를 안고 떠나고 싶다. 매미와 풀벌레는 잔잔한 배경음악이 될 것이고 나뭇잎의 사각거림은 잔잔한 바람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창가를 바라보면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 눈앞에 다 들어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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