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미술품 잔혹사

바라이로 2014. 7. 1. 11:47
미술품 잔혹사 미술품 잔혹사
최규은, 샌디 네언(Sandy Nairne) | 미래의창 |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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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보고 미술 작품에 얽힌 엄청난 비밀 같은 것이 폭로되나보다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덜 충격적인, 다소 식상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또한 여러 명의 의견을 인용구로 가져와 다소 복잡하고 어지러운 구성이기도 한 것 같다.

저자는 영국 국립초상화 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인데, 런던 테이트 미술관의 프로그램 기획부장으로 있을 당시 겪었던 일화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1994년 독일 쉬른 미술관으로 대여한 터너의 ‘빛과 색채’, ‘그늘과 어둠’이란 두 작품이 도난당한다. 두 작품이 책에 실려 있어 참고로 볼 수 있는데, 밝은 빛과 어두운 빛의 물감이 약간 거친 터치로 소용돌이치는 느낌으로 칠해져 있다. 하지만 시가 400억 원에 달하는 작품으로 다행히 대여한 미술관에서 보험에 들어있었다 한다.

여기서 보험금 400억 원을 테이트 미술관이 지급받으면, 이후 작품의 소유권은 보험회사 측에 이양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미술관 측은 만약 그림이 회수되면 400억 원의 원금과 그에 상응하는 이자를 돌려주고 그림의 재구매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다.

그 후 8년 6개월 만에 그림을 되찾았지만, 그 과정에서 테이트 미술관이 지불한 대금이 사례금, 몸값, 제보에 대한 포상금이냐 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유명 작품들의 도난 사건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럿 있었다.

특히 뭉크의 ‘절규’는 두 가지 버전이 각각 도난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1893년 작의 작품을 훔친 도둑은 형편없는 보안 상태에 감사할 따름이라는 메모를 남겼다고 하니 그 시절의 보안 시설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나리자’는 1911년 절도 사건으로 작품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모나리자를 훔친 날’, ‘모나리자를 훔친 사나이’ 등의 소설 등장으로, 미술품 절도사건을 신화와 실재를 뒤섞어 가공하는 풍토를 마련했다고 한다.

6년 동안 유럽 139개 컬렉션을 상대로 232점의 소장품을 훔친 브라이트비저는, 범죄 조직과 관련된 다른 사건과 달리 단순한 탐욕 때문에 도둑질을 했다고 한다. 간호사인 애인이 망을 봐주기도 했다는데 그렇게 많은 작품을 훔칠 동안 보안 상태가 어땠을지는 보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미술 작품을 단순한 욕심이든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든 아니면 정치적 목적이든 간에 도둑질이라는 점에서는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행위이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에서는 이런 행위를 조금은 미화해 영웅처럼 멋있게 나오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걸 보는 사람들이 현실과 작품을 구분 못해 모방을 꿈꾸지는 않는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술관이나 소장품 관련 측들이 보안 상태를 더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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