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나유리(Yuri Na), 미셸 램블린(Michel Lamblin) | 미래의창 | 20140602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핀란드 하면 우선 ‘카모메 식당’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낯선 이방인의 식당을 무섭고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던 헬싱키 아줌마들, 그리고 향기 솔솔 풍기던 커피와 일본 주먹밥이 등장했었다.
저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철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남편과 함께 공부를 하러 그곳에 갔다 했다.
그녀는 공예를 통해 행복한 삶과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다학문적 연구를 했다는데, 처음 들어보는 분야라 생소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와 대구의 어느 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문화나 음식, 교육, 사회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데 그중에서도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2006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인 피사에서 핀란드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이 그들에게 근소한 차이로 저희가 졌네요 했더니, 우리가 큰 차이로 이겼다. 우리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너희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냐 는 말에 정곡이 찔린 듯 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부러워할 교육 복지는 유치원을 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학비가 무료라는 점이 아닐까 한다. 유치원에서는 공부란 개념보단 놀이 개념으로 교육하고, 가정집에 가면 아이들의 공부방이라는 공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정기적인 시험이 없고 사교육의 필요성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곳이라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우리나라에서도 그들의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나 보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이들의 십분의 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사실 까마득해 보인다.
프랑스 전 대통령이 영국을 폄하하며 했던 말에 애꿎은 핀란드를 들먹이며 ‘핀란드 다음으로 영국 음식이 최악이다’란 말을 했을 정도로 핀란드 음식은 특별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한다. 하지만 카모메 식당이란 영화에서도 등장했던 시나몬 롤은 사진만 봐도 계피향이 전해지는 듯하다.
복지 정책이 뛰어난 이곳에서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붐 같은 건 볼 수 없다고 한다.
100년 된 하인들이 살았다던 6평 아파트에서도 현대적이고 도시적 이미지를 엿볼 수 있고, 구두 수선 집을 개조해 산다던 어느 집은 집이 너무 좁아 테이블을 밖에 내놓고 노천카페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는 게 참 부럽고 신기했다.
그리고 휴가기간도 우리는 상상도 못할, 한 달가량 정도인데, 휴가 기간 동안 그들은 전기와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코티지라 불리는 별장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어린 아이부터 임신부를 포함한 모든 핀란드인들이 사랑한다는 사우나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심지어는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사우나를 대접하는 그들의 사우나 사랑은 우리네 찜질방 문화보다 더 앞서 있는 듯하다.
10월부터 겨울이 시작되어 영하 23도 까지 내려가며 햇볕 구경하기 힘든 나날이 이어진단다. 그래서 우울증이 생기기 쉬어 의외로 자살률이 높다니, 잘 사는 나라에도 이런 고민들이 있구나싶다. 그리고 이혼율도 높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부럽기 그지없다. 아무래도 복지가 잘되어 있다 보니 여자가 애를 혼자 키워도 힘들지 않으니 이혼을 쉽게 결정하나 보다.
핀란드라고 해서 특별히 떠오르는 사항이 없었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와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나라가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핀란드식이 다 좋다는 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을 잘 따져가며 사는 그들이 부러운 건 나뿐 만은 아닐 것 같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