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소년을 위로해줘

바라이로 2014. 8. 16. 23:41
소년을 위로해줘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 문학동네 | 20101125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인터파크 럭키백에 응모했다 젤 꼴찌로 걸려 받은 두 권의 책 중 한권이다.

사실 소설책을 그리 많이 읽어보지 못한 탓에, 은희경이란 작가 이름은 익숙한데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작품은 한마디로 잘 포장되고 꾸며진 듯 한 느낌에 약간의 재미와 지루한 흐름이었다고 할까. 아무래도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와 고민을 얘기하고 힙합과 랩의 가사가 등장하고 있어 그런지 40대 아줌마인 나의 취향엔 좀 아닌 듯하다.

럭키백이 아니라 직접 고를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도 읽을 기회는 없지 않았을까 한다.

그래도 은희경이란 작가의 작품은 한번 읽어봐야지 하며 벼르던 참이었다. 그래서 ‘새의 선물’을 먼저 사놓고 아직 읽어보진 못한 상태에서 이걸 먼저 보게 되게 되었는데, 새의 선물을 먼저 볼 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 연우가 이사를 와 자기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다 채영이란 여학생을 처음 보게 되는데, 얼마 안가 갑자기 사귀는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이 넘 갑작스럽다.

내가 나이를 많이 먹은 탓일까, 아님 청소년 시절 그런 가슴 떨린 사연이 없었던 탓일까, 왜 이리 동감이 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채영의 묘사부분을 보면 헐렁한 후드티에 삼선 슬리퍼차림의 그리 예쁘장한 느낌이 없는데 연우의 눈에는 천사처럼 예뻐 보였는지도 조금 의아하다.

 

그런데 이 작품 속의 퍼즐 까페에서 연우가 엄마에게 누구의 작품인지 물어보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맥나이트란 화가를 알게 되었다.

토마스 맥나이트의 그림을 검색해보니 화려하고 깔끔한 그림으로 나도 퍼즐로 그림을 맞춰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작가가 얘기하려는 부분은 이런 게 아닐 텐데, 엉뚱한 부분에서 감동을 받다니.

 

연우의 엄마는 이혼한 뒤 아이를 자유 방목으로 기르는 조금 독특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칼럼을 쓰는 직업을 가져 그런지 하는 말도 재미있게 잘하는 것 같다.

-미키 마우스 시계 말야, 네가 다리 아프겠다고 추를 떼버렸잖아.

추가 움직일 때마다 미키마우스가 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벽시계. 초등학생 때 엄마가 준 생일선물이었지. 그건 왜?

-생각해봐. 다리 좀 아픈 게 낫겠니, 다리가 아예 없는 게 낫겠니. 그런 걸 바로 상처 줬다고 하는 거야. 몰랐지?

연우와 태수가 육교 다리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걸 보고 와서 이렇게 말했는데, 그 상처 줬다는 표현은 누굴 얘기하는 걸까. 채영을 꼬여 야자를 빼먹은 뒤 채영이 선생님께 야단맞고 아빠까지 불려간 사건을 말한 걸까.

 

아무튼 난 일주일에 걸쳐 이 두꺼운 책 한권을 읽어내긴 했다.

큰 감동도 큰 여운도 없이 덤덤히 그냥 읽어만 댔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독서·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르네젤위거와 콜린퍼스의 절묘한 조화  (0) 2014.09.01
월든--모방하고 싶은 삶  (0) 2014.08.23
버리는 글쓰기  (0) 2014.07.13
트리 하우스  (0) 2014.07.09
이젠, 책쓰기다  (0) 2014.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