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 알폰소 링기스(Alphonso Lingis), 김창규 | 오늘의책 | 20140516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이 책의 저자는 펜실베이니아 철학과 명예교수 알폰소 링기스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얻은 경험과 독특한 철학 논리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책장을 덮었다 펼쳤다 하며 힘겹게 읽어냈다. 여행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야 재미나게 술술 읽힌 다해도, 중간 중간 철학적 이야기나 ‘옛병원’ 같은 소설도 아니고 수필도 아닌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제목과도 상통하는 ‘신뢰’에 관한 이야기는 그가 마다카스타르의 정글을 여행하면서 시작된다. 치안상태가 불안한 그곳에서 혼자 정글행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길에 어느 젊은이를 만나게 된다. 그는 선교사가 나눠준 낡은 육상선수용 반바지에 맨발이지만 그의 가방을 든 채 앞질러 나아간다. 그러고는 그가 나타날 때까지 가방을 내려놓고 기다렸다 다시 출발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젊은이는 고작 3달러와 가방 안의 양말을 선물로 받고 너무나도 기뻐하더라는 것이다. 사실 그의 가방 안에는 고가의 카메라와 600달러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는 처음부터 그 젊은이가 자기를 안전하게 정글을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신뢰했고 그 신뢰는 두 사람을 튼튼하게 연결시켜 주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본 젊은이의 뒷모습에서 저자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를 훨씬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다.
사실 나까지도 그 젊은이의 해맑은 모습이 상상되어 가슴이 뿌듯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성당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는 보면서도 어려웠지만 건물 묘사에서 궁금증이 더해져 인터넷으로 얼른 찾아보게 되었다.
어두운 허공에 희미하고 거대하게 신성한 건물의 투구가 걸려있다고 어느 궁정시인이 노래했듯 내부에서 바라보는 천정은 둥근 원이 떠있는 형상이다. 그 아래로 나 있는 40개의 아치형 창문들도 신성한 분위기를 더하는 듯하다.
저자는 이곳의 광대한 원형 공간에 서 있으면 지상의 모든 것들이 영광을 되찾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숙명을 통찰하게 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몽골에서 대퇴골 나팔을 사와서는 잊혀져간 종교를 떠올리기도 하고, 시리아 북쪽 지역의 물레바퀴 노리아를 보며 그 어떤 소음에도 묻히지 않고 생생히 살아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사하라 사막보다 강우량이 적다는 신비의 형상들이 그려진 나스카에서는 영원한 미지의 영역임을 깨닫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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