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비갠아침 바람의 향기

바라이로 2014. 6. 7. 01:38
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 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
오태호, 강기민 | 성안북스 |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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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나의 20대 한창을 맞이하던 때이니 최신곡을 많이 접할 때였다.

학교를 오가며 아님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노래 테이프를 듣거나 라디오를 즐겨 듣곤 했었다. 요즘은 승용차를 운전할 일이 없고 난 뒤론 라디오도 안 듣다보니, 노래는 거의 들을 일이 없어졌다. 그러고 보니 난 요즘 참 건조한 나날을 보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오태호’님이 쓴 에세이집을 받고 나서 난 오랫동안 기억 저편에 자리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기억속의 멜로디, 사랑과 우정사이, 내 사랑 내 곁에, 한사람을 위한 마음 등 그의 노래는 내가 지금도 노랫말을 읊조릴 정도로 유명한 곡들이다.

그 중 기억속의 멜로디는 오태호님이 직접 부른 걸로 아는데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목소리 톤이 굉장히 잔잔한 물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가사나 곡조가 구슬퍼서 음색과 조화를 잘 이룬 노래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에 선물로 함께 온 2곡의 노래 중 오태호님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 옛날 느낌 그대론 것 같다.

노래할 때 톤으로 상상하건데 실제로 보면 왠지 화를 안 낼 것 같은 목소리의 소유자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니 그의 목소리는 알아도 얼굴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책의 구성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본인이 직접 메모로 긁적여 놓았던 것을 모아 책으로 편찬했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짧은 싯구같은 구절이 많아 여백의 미가 많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 속 이야기들도 간간히 보인다.

둘째 아이의 아토피 극복과정이라든가, 동창회 나간 일, 어린 시절 기억들 같은 소소한 이야기부터 김현식과 이승환과의 추억 이야기도 보인다.

특히 이승환과 메밀국수를 처음 맛보던 날 국수가 2단으로 나오는 걸 모른 채 아쉽게 젓가락을 놓았더니, 이승환이 왜 더 안 먹냐고 했더란 이야긴 잔잔한 미소를 안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사실 눈에 띄는 건 곳곳에 나오는 사진들이다.

사진학과를 나왔다는 강기민씨의 작품들이라는데 내 맘에 쏙 드는 사진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노란 낙엽 옆의 낡은 빨간 벤치의 조화는 가을이구나 하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는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의자가 등장하는 사진이 몇 보이는데, 뭔가 할 말을 남겨두고 떠난 이의 뒷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태평양 바닷가에서 찍은 듯 한 해변에 조개로 만든 발이 쳐져 있는 사진도 맘에 든다. 기분 좋은 바닷바람이 휙 스쳐가는 기분이 든다.

마지막 파트에선 그의 히트곡들의 가사가 쭉 나열되어 있는데, 눈으로 쭉 읽어버리기엔 왠지 아까운 느낌이 들어 그런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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