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베를린 국립 회화관

바라이로 2014. 6. 8. 15:24
베를린 국립 회화관 베를린 국립 회화관
윌리엄 델로 로소, 최병진 | 마로니에북스 | 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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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관한 지식이 아주 없는 난 이 책을 받기 전부터 기대를 잔뜩 하며 기다렸다.

아는 건 없어도 그림 구경은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근데 서문에서 몇 장 넘기기도 전에 헛갈리기 시작했다.

제목엔 미술관이 아닌 국립 회화관 인데 본문 내용에선 미술관에 대한 얘기들로 시작한다.

근데 미술관 시초가 언제란 건지 도무지 읽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아 인터넷으로 살짝 찾아봤다.

베를린 국립 미술관은 구와 신으로 나뉜 2종류가 있고, 여기 책에 실린 회화관은 구 국립 미술관의 한 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구 국립 미술관은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유산으로 구성된 박물관에서 시작해, 1989년 서쪽의 다렘 미술관과 동쪽의 보데 미술관이 통합되었다 한다.

이곳에서는 중세에서 17세기까지 연대순으로 독일,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단다.

몇 백 년 동안의 사연을 간직한 작품들이 걸려 있을 걸 생각하니 말로만 들어도 뭔가 가슴이 마구 뛴다.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의 그림에는 성모가 갓난아기를 힘 있게 안고 있다는 설명이 보이데, 내가 보기엔 기다란 손가락에는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게다가 눈빛은 누군가를 째려보는 듯해 약간 섬뜩해진다.

 

도메니코 베네치아노의 ‘동방박사의 경배’란 그림은 배경은 고동색과 황갈색으로 어두워 보이는데 반해 사람들의 의상이 화려하다.

그리고 백마의 뒤태가 눈에 뛰는데 색감이 너무 깨끗하니 예쁘다. 게다가 말총을 머리 묶듯 꾸며놓은 것도 살짝 귀엽다. 말의 좁은 고삐에는 글귀까지 새겨 넣었다니 화가의 섬세함에 찬사가 절로 나온다. 저자 또한 색과 명암의 조화로움을 잘 표현했다고 칭찬하고 있다.

 

 

 피테르 파울 루벤스의 작품 ‘앵무새와 아이’는 실제 화가의 두 살 난 아들이이라는데 금발 고슬 머리 표현이 잘 되어 있다. 통통한 볼에 앵무새를 실에 묶어 그 실을 살짝 쥔 손가락도 사랑스럽다.

프란스 할스의 ‘말레 바베’란 인물화에 대한 첫인상은 교활하고 악하게 생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술 취한 여자를 해학적으로 표현했다는데 난 전혀 해학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화가가 렘브란트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다는 ‘금빛 투구를 쓴 남자’란 작품의 인물은 비장하고 매서운 눈빛의 카리스마 강한 군인처럼 보인다. 그의 어두운 얼굴빛과는 대조적으로 그가 쓴 투구의 화려한 황금빛이 두드러져 보인다.

소 한스 홀바인의 ‘게오르그 기체의 초상’이란 작품의 인물은 금시계나 편지등 여러 소품들로 봐서 상류층의 인물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입은 짙은 핑크빛 비단옷의 주름이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옆에 있다면 그가 팔을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사각거리는 옷감 구겨지는 소리가 들릴 듯하다.

 

조슈아 레이놀즈의 비형식적인 그룹 초상화에는 귀족 집안의 부부와 아이 그리고 인디언 하녀가 나온다. 남자의 얼굴이 유난히 창백해 보여 무슨 병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의외로 그의 아내보다 인디언 하녀는 머리핀,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 같은 화려한 장신구로 장식한 채 아이가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손으로 붙들고 있다. 부유한 귀족 집안 식구들 뒤로 나오는 배경은 그와 어울리지 않게 금방이라도 비바람이 몰아칠 듯 어둑신하다.

 

 

 오랜만에 책으로 보는 그림이지만 이런저런 상상을 해가며 구경하니 재미있다. 화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나 배경이 나와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림을 보고 느끼는 건 아무래도 주관적인 것이다 보니 나랑 약간 견해차가 보이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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