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오헨리 단편

바라이로 2014. 6. 3. 02:14
O.헨리 단편 콘서트 O.헨리 단편 콘서트
오 헨리(O. Henry), 박영만 | 프리윌 | 20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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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여기 실린 12편의 단편 중 단 두 편은 내가 아는 이야기였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내는 긴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시곗줄을 사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산 ‘현자의 이야기’와 폐렴으로 죽어가는 어느 여인을 위해 진눈깨비 바람을 맞아가며 마지막 잎사귀를 나무에 남겨놓는 ‘마지막 걸작’이란 작품이다.

이 두 편은 이미 아는 이야기였지만 잘못 기억하는 부분이 있었나보다. ‘현자의 선물’에서 난 남편이 여자의 머리핀을 사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선 머리빗으로 나온다.

 

 

 오 헨리의 작품에는 위트와 페이소스 그리고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고 역자는 말하고 있다.

남편이 자신을 때리고 나면 옷이나 극장표 같은 선물을 준다며 자랑하는 친구의 말에 괜히 질투심을 느끼는 여인의 이야기는 확실한 위트가 있었다.

특히 마지막에 친구처럼 폭력을 당하기 위해, 남편에게 막말을 하며 주먹이 날아오길 기대했지만 자기대신 빨래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건 코미디로 재구성해 봐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내용이다.

 

 또 다른 위트작은 겨울을 나기위해 감옥에 가려고 온갖 범죄를 일으키지만 계속해서 실패하는 소피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는 착실히 살 것을 다짐하다 어이없게 교회 앞에서 찬송가를 듣다 잡히고 만다.

그 외에도 재미난 이야기는, 20년 만에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철물점 앞에 서 있던 남자이야기인 ‘원칙과 우정사이’였다.

그는 친구를 기다리며 말을 걸어오는 경관에게 자신이 여기 서 있는 이야길 들려준다.

하지만 나중에 친구가 나타나는데 어딘지 낯설어 보인다. 알고 보니 처음 말을 걸어온 경관이 자신이 기다리던 친구였고, 친구는 그가 지명수배자임을 알아채곤 다른 경찰을 보낸 것이었다. 이 마지막 장면은 위트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불쌍한 마음까지 드는 이중감정을 느끼게 만든 작품이었다.

 

 

어릴 때 잃어버린 딸을 우연하게 만난다는 ‘물레방앗간 교회’는 왠지 지루하고 뻔 한 스토리 같았다. 하지만 그 당시엔 이런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혼하기 위해 판사 앞에 갔던 부부이야기는 좀 색달랐다.

판사 보수로 전 재산 5달러를 내놓은 남편이, 위자료 5달러를 벌기 위해 다시 판사에게 강도짓을 한다는 부분은 색다른 구성이었다.

 

 

 오랜만에 접한 오 헨리의 작품은 어린 시절 읽었던 내용이 있어 그런지 추억 속에 빠질 수 있었다. 또한 내용이 어렵지 않아 가볍게 읽히고 잔잔한 재미까지 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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