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망국-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

바라이로 2014. 5. 30. 01:19
망국 망국
조중의 | 영림카디널 | 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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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은 역사 공부할 때 스치듯 배운 것 같은데, 사실 최시형이란 이름은 처음 들어 본다.

어떻게 생각하면 구한말 민초들의 심정을 잘 대변한 단체라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어야 되는데 아는 게 별로 없는 듯하다.

 

 

 예문관 4품관인 조민구는 동학당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밀사 신분으로 경주로 내려가게 된다.

당시 경주를 기점으로 태백산 첩첩산중까지 동학의 인원들이 퍼져있었고,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은 영양 일월산 속에서 기거하며 각 지역의 접주들과 연락하고 있었다.

 

 

 박사헌과 이길주가 고집스레 그 지역 관아를 칠 계획을 세우자 최시형은 내키진 않지만 허락하고 만다.

여기서 이 사람들이 이런 봉기를 계획한 것이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게 조금 의외였다. 게다가 교주 최시형은 동학민들이 원하니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는 것도 그렇고 구체적인 계획을 짜놓고 한 것도 아니니 조금 어처구니가 없다 싶었다.

이 거사에 모인 인원이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는데 관군들을 어찌 물리칠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결국 이들은 사또의 목을 베고 다음날 관군에 쫓기며 도망만 다니게 된다.

 

 이들과 함께 도망 다니던 조민구는 자신이 배워 몸에 익은 성리학과 최시형이 얘기하는 동학사상과의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모든 인간들의 마음속에는 하늘이 존재하고 이는 종자를 심어 기르는 것과 같다했다. 그래서 마음속의 하늘님을 잘 길러야 하며 그런 하늘님이 존재하는 사람도 하늘같이 섬기라 했다. 한마디로 평등사상이다.

남녀, 양반과 평민, 임금과 신하가 모두 평등하다는 이런 논리가 사실 양반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최시형의 강론에 빠진 조민구는, 이들을 계속 따라다녀야 될지, 밀사 신분의 도리를 다 해야 할 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동학 민들이 궁지에 몰리자 자신을 포로로 삼게 만들어 자신은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몇 십 년이 흘러 조민구는 다시 최시형을 찾아간다.

전봉준을 위시한 동학 민들의 봉기에 일본과 청나라가 가세할 수 있으니 위험한 상황임을 예고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동학민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봉기에 나서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이 부분은 역사 공부하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던 부분이다.

조선을 손에 넣기 위한 일본과 청나라가 속셈을 여지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두 나라가 군인들을 파견해 동학민을 정리하고 조선 땅에 군인을 주둔시킬 수 있었으니.

관리들은 평민들 약탈하기 바쁘고 강대국들은 조선을 먹기 위해 안달 난 상황들에 정말이지 화도 나고 눈물도 났다.

오죽했으면 거문도를 점령하던 영국인들이 물러갈 때 주민들이 가지 말라며 눈물을 흘렸을까.

 

 

 누리는 이들은 언제나 희생양이 되는 이들의 맘을 나 몰라라 하는 법이다.

이건 조선말이든 현재든 같은 상황이 아닐까 한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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