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양장) 임호경, 실뱅 테송 | 까치(까치글방) | 20121210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희망의 발견:시베리아의 숲에서
저자:실뱅 테송
번역:임호경
프랑스인의 쓴 책을 읽어 본적은 없는 것 같다. 이름도 생소하고 거기다 시베리아라, 어떤 느낌의 책일지 사실 책장을 넘기기 전에는 그렇게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펼치면서부터 흥미진진한 게 오랜만에 찾은 나의 도서보물 목록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는 시베리아 오두막으로 가져갈 음식들을 쇼핑하면서 15가지나 되는 종류의 케첩을 놓고 이런 것 때문에 이 세계를 떠나는 거라고 했다. 올해 다이어리를 인터넷으로 고르고 고르다 포기한 나의 심정도 그랬다.
바이칼 호수를 앞에 두고 영하 30도의 날씨와 강풍 속에서도 그는 오두막 난롯불 앞에서 식사를 하고 보드카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그가 가져간 도서목록들 중 내가 읽어 본 책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가 거론했던 잭 런던, 그레이 아울, 알도 레오폴드, 페니모어 쿠퍼 등 야생과 자연을 그렸던 이들의 작품은 나도 한번 접해 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
그의 오두막에서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이곳 타이가의 밀렵 감시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함께 보드카와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는 이들을 약간은 귀찮아하는 듯 하지만 그래도 맘은 잘 통하는지 만나기만 하면 술들을 그렇게 마셔대는데 내가 볼 땐 다들 알코올 중독이 아닌가 싶다.
또한 그의 오두막에는 지나가던 관광객들도 찾아오는데 호주의 한 여자는 그에게 간단한 영어로 티비가 있냐? 자동차는 있냐? 음식을 구입할 마을은 있냐? 저 궤짝에 있는 책들은 당신이 쓴 책들이냐? 는 식의 질문에 그는 간단히 "NO"로 일관하는데 이 장면이 난 너무 웃겼다. 인간들의 세상에서 막 나온 관광객과 인간 세상을 막 등진 그와의 사이에 커다란 벽같은 게 느껴져 그의 대답은 모든 것을 달관한 수도승 같았다.
이렇게 평화롭게 자연을 만끽하며 지내는 그에게 청청 벽력같은 아내의 이별 통보를 받게 되고 그는 아주 침울해 한다. 함께 지내던 강아지 2마리가 아니었으면 자살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부부 둘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런 남편은 부인을 행복하게 해주진 못할 것 같아 부인이 그런 결정을 했을 거란 추측이 든다. 이 책으로 2011년 메디치상 에세이 부문에서 수상했다는데 그 뒤 둘은 화해를 했을지 궁금해진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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