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바라이로 2014. 2. 6. 19:50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저자
우현옥 지음
출판사
개암나무 | 2014-01-17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엄마 아빠 어린 시절로 떠나는 세대 교감 성장 동화[감꽃이 별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우현옥 글/ 흩날린 그림

 

 난 이 책 제목이 너무 와 닿았다. 감꽃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설렘 같은 거. 어린 시절 내가 본 감꽃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얀 꽃잎들이 정갈하게 펼쳐져 있던 그 모양새도 예뻤고, 달콤한 향내는 현기증이 나곤 했다. 그런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는 장면을 상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의 이런 기대만큼 책을 읽고 나서도 나의 감정은 주체할 수 없는 추억 속에 빠져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 ‘바른생활’이란 과목의 영희와 철수가 나오는 그런 삽화 그림에 아름다운 시골 생활들이 그려져 있다. 어쩜 이 책은 요즘의 어린 학생들보단 70년대에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 같은 사람들에게 더 와 닿지 않을까싶다.

 

 

 모내기를 하고 타작을 하고 미숫가루를 음료수 대신 마시고, 찔레 새순 따먹고, 감자서리 해서 구워먹고, 자려고 누워 있으면 천장에서 쥐들이 이어달리기를 하고, 동네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도 모두 몰려 가 구경하던 그런 생활들........

봉희가 언니랑 마루에 앉아 호박잎에 밥 싸서 먹는 장면은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기까지 했다. 한 모퉁이에 모깃불 펴놓고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아래 펼쳐진 평상위에서 먹던 그 저녁밥상을 잊을 수 가 없다. 호박이 들어간 갈치 찌개가 그렇게 달콤할 수 있다는 걸 난 아직 이해 할 수 없다. 된장에 푹 찍어 먹던 풋고추의 그 싱싱함까지도 모두 나의 머릿속에서 또렷하게 그려진다.

 

 

 엄마가 없는 봉희가 소가 갓 낳은 송아지를 핥아 주는 장면에서 갑자기 침울해하는 장면에 나도 가슴이 먹먹해 왔다. 난 어린 시절 도시로 엄마아빠가 돈 벌러 나가고 없어도, 들로 산으로 친구들과 뛰어놀다 보면 사실 엄마 생각은 잘 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동네에서 잔치가 있어 할머니랑 놀러 갔다 엄마를 보고, ‘엄마~’하며 달려갔다. 그런데 엄마가 아니고 이모라고 했다. 엄마 없이도 잘 지내다 엄마를 닮은 이모를 보고 엄마가 아주 보고 싶어 진 적이 있긴 했다.

 

 

 근데 이 책에서 조금 의아하게 여겨지는 장면이 있었다. 봉희가 똥바가지를 뒤집어쓰고 집으로 와서 미숫가루 먹는 장면에서 씻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쿡 찍어 먹는 장면은 조금 더럽지 않나 싶었다. 아마 냄새도 엄청나게 낫을 것인데. 또한 미숫가루는 그냥 물에만 타서 먹으면 밍밍한 맛이 나는데 왜 사카린을 넣지 않았을까. 이 부분은 아마 작가분이 깜빡하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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