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카프카의 서재

바라이로 2013. 12. 23. 16:30
카프카의 서재 카프카의 서재
김운하 | 한권의책 | 20130131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카프카의 서재

저자:김운하

 

 

 저자는 소설가이자 인문학 연구자로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열아홉, 스무 살에 연이어 부모님을 잃고 정신적 방황을 겪던 중 알베르 카뮈의 책을 만나면서 철학과 문학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만여 권의 책을 읽었고 아직도 읽을 책이 남아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삶은 살만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사실 문학을 접목시킨 철학책에 가깝지 않나싶다.

 첫 장에서는 인생이라는 조금은 머리 아픈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우리의 실제 삶이란 다양하고 서로 무관한 에피소드의 연속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소한 에피소드 하나가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에게 그런 에피소드의 결정권 같은 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밀란 쿤테라의 소설 [농담][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잘 나타나고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는 운명에 괴로워 한 ‘오이디푸스 왕’을 읽고 저자는 크게 감동 받아 오래도록 사색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오이디푸스 왕에 얽힌 사연을 아무리 봐도 난 그렇게 감동까지 받을 건 없는 것 같은데, 저자는 ‘내가 나라고 믿는 나는 가짜다’는 자아 추적 모드에 빠지고 있다.

 

 2장에서는 삶의 부조리에 관한 내용이다. 우연히 이 세상에 던져져 죽음이라는 무를 향해 가는 자신을 볼 때 부조리를 느낀다고 하는데, 이런 철학 얘긴 사실 어려워서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3장에서는 앞장보단 조금 가볍게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관한 주제로 바뀌고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종이책 관련해 조지 기싱의 [기싱의 고백]이란 책이 소개되는 데 첨보는 내용이라 흥미로웠다. 조지 기싱은 냄새만 맡고도 자기 책을 모두 분간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을 펼쳐놓고 코를 들이밀기만 하면 그 책과 관련된 온갖 일들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책 냄새를 일일이 맡아본다는 그도 참 재미있고 그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며 책을 읽는 그가 부럽기도 했다.

 

 4장에서는 무의식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샹커 베단텀의 [히든 브레인]에서 저자는 뇌 속에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리모컨이 있는데 그 리모컨을 조작하는 주체가 바로 무의식이라고 말한다.

뇌는 자신이 조종하는 인간의 마음이 불편하거나 상처받는 걸 원치 않는다. 그래서 이미 저지른 행동에 대해 거짓말을 해서라도 정당화시키려 한다.

저자는 몽테뉴를 거론하며 이렇게 결론 내린다. ‘나라고 부르는 자아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것이 아닌 항상 새롭게 창조해야 하는 미지의 대상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독서·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를 꽃으로  (0) 2013.12.23
여행의 재발견  (0) 2013.12.23
아름다운 그림으로 말하다  (0) 2013.12.23
내생애 최고의 시집  (0) 2013.12.23
교도소 사람들  (0) 2013.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