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서평

여기에 고요한 노을이

바라이로 2013. 12. 24. 17:10
여기에 고요한 노을이... 여기에 고요한 노을이...
김준수, 보리스 바실리예프 | 마마미소 | 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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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노요한 고을이

저자:보리스 바실리예프

번역:김준수

 

 

 러시아 소설이라면 사실 죄와 벌 이후론 거의 접한 적이 없는 듯하다. 거기다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처음 시작부터는 이름들이 어찌나 헷갈리는지 앞부분 인물이름 목차를 넘겨가며 읽느라 흐름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가 전쟁을 직접 경험 해서 그런지 리얼감과 긴장감이 아주 잘 묘사 되어 있다.

 

바스꼬프 특무상사와 5명의 고사기관포 여군들 독일의 공수부대원들과 대치하며 싸우는 며칠간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사실 여군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군화 사이즈도 제대로 신청하지 못해 진구렁 속에서 벗겨지지 않나, 모래사장에 도착했을 때는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총이며 짐을 내던지고 뛰어나가질 않나, 암호를 가르쳐주는 상사의 오리소리에 깔깔 웃어대기도 하는 어쩜 평범한 앳된 여자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여린 여자들이 건장한 독일군을 상대로 총이라도 제대로 쏴본다는 건 어찌 보면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특무상사 혼자 수류탄 던지고 총 쏘고 다하지만 무기도 독일군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원군을 부르러 가던 리자까지 진구렁에 빠져 죽었으니 이길 확률은 더 낮아진 것이다.

그래도 사냥꾼의 경험과 기지를 이용해 주위를 살피고 적을 피해 몸을 숨기고, 철딱서니 없는 여군들 챙겨가며 열심히 싸웠던 특무상사 바스꼬프가 마지막에 살아남아 다행이기도 싶었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장면들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하지만 내 옆의 동료가 신음소리 한마디 못 내고 죽어가고 눈앞에선 적이 공격을 가한다면 어딘가 숨어있을 능력을 발휘해 꼬멜꼬바처럼 적을 죽여야 될 것이다. 그러고는 살기위해 남을 죽인 자신의 행동에 더 놀라 망연자실해 할 것이다.

백야로 불그스름하니 물든 호숫가에서 새빨간 피를 흘리며 전사했을 그녀들을 위해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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