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赤毛のアン)

코델리아

바라이로 2013. 1. 1. 20:27

[고귀하고 말수가 적었던 공주, 코델리아]

앤이 동경하는 이름에도 셰익스피어 희곡의 영향이 보입니다.

고아원에서 그린 게이블즈로 온날 밤, 앤은 마릴라가 이름을 물어보자 “코델리아라고 불러주시겠어요?”하며 간곡한 부탁을 하죠.

‘코델리아’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에 나오는 유명한 공주의 이름입니다. 고귀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의 이름이지만, 실제로 이런 이름을 가진 여성은 거의 없답니다. 그렇게 흔치않고 우아한 이름을 초라한 형색의 고아가 자기 이름으로 불러달라니 마릴라가 깜짝 놀라는 것도 당연합니다. 또한, 『리어왕』을 아는 독자라면 앤이 ‘코델리아’란 이름을 대는 장면에서 폭소를 터뜨릴 것입니다.

코델리아는 말수가 적어 아버지인 리어왕의 오해를 사, 최후에는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의 공주입니다. 이에 비해 앤은, 그린 게이블즈로 가는 도중에도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묘사가 계속 이어질 정도로 수다쟁이입니다. 그런 아이가 공주의 이름을 들먹이니 아주 유머러스한 장면이 되겠네요.

 

松本侑子의

赤毛のアンへの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