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고백 조두진 | 예담 | 20121128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진실한 고백
저자:조두진
정유재란 당시 일본군 토모유키의 시선으로 바라본 소설 [토무유키]로 상을 받았다는 작가를 난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남자분이라 그런지 문체가 아주 섬세하다거나 감수성이 많이 묻어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유머를 포함하면서 담담하고 간결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은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는데, 모두 지금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를 둘러싼 소문들이나, 시인이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시나, 자신이 억울하게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는 어느 죄수의 구구절절한 이야기 등, 이 모두는 어찌 보면 모두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물며 유명한 맛집의 비밀이라든가 어릴 적 아픔으로 추억으로 간직한 기억들 또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마음을 상하게 하는 아픔이나 고통 같은 것은 기억 속에 오래토록 머물러 있고 그에 대한 복수심이나 미움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기억의 진실의 유무를 떠나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미움은 더 번져나가 ‘이정희 선생님’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살인을 시도하고 ‘시인의 탄생’의 주인공처럼 아버지를 미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본들 현재의 삶에 득이 되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장인 정신’이란 에피소드에서는 나도 실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그만 웃음이 나기도 했다.
우리 시댁에선 명절날 며느리들이 온갖 식재료들을 준비하면 시어머니가 최종 양념을 다 하시는데, 어느 설날 아침 큰형님이 끓이던 만둣국에 어머님이 양념하시는 걸 등 뒤에서 조용히 지켜본 적이 있다. 그건 바로 이 소설에서도 나오지만 어머니의 손맛으로 대변되는 ‘미원’이 등장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다 지켜본 우리 신랑이 “둘째 며느리가 엄마 손맛의 비밀을 알아버렸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난 적잖은 충격을 먹었다. 신랑이 지금까지 내가 만든 음식이 맛없다고 핀잔주고 투덜댄 게 다 요 미원을 안 쓴 탓이었다니. 지금은 나도 어머니의 손맛을 적절히 배합해 음식을 만들고 신랑은 더 이상 반찬투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어머니와 똑같은 맛을 내는 것은 불가능한 듯하다. 어쩌면 내가 지금의 어머니 나이가 될쯤이면 그런 맛을 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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