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Anne Fadiman) | 지호 | 20021031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장석주의 ‘강철로 된 책’을 보다 ‘서재 결혼 시키기’를 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책 속의 책으로 알게 되어 대충 어떤 내용일 거라는 건 짐작은 했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역시 장석주님의 추천목록은 다 읽어봐야겠단 결심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앤 패디먼의 일상생활 이야기가 다양하게 펼쳐지는데 모두 책과 연관 있는 내용들이다.
책을 내고 편집자 일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오빠와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 했고 집안에서 놀이도 책 구절을 읊으면 누구의 책인지 알아맞히는 퀴즈놀이를 하며 지냈다고 한다.
가족끼리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볼 땐 뭘 먹을까하며 보는 게 아니라, 오타가 어디 없나 하며 들여다보는 조금은 별난 가족들이라 했다.
그리고 그녀가 결혼을 하면서 저자의 책들과 남편의 책들을 어쩔 수 없이 합치게 되었다 한다. 하지만 남편은 병합파이고 저자는 세분파라 책을 합치기까지는 몇 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던 듯하다.
그녀의 책정리 원칙은 영국문학은 연대순, 미국문학은 작가순인데 그 중 셰익스피어의 책들은 연대순으로 꽂아야 한다는 그녀의 말에 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책이 얼마나 많기에 연대순 작가 순으로 분류가 되는지 부럽기 짝이 없다.
나의 책장은 단순히 한국소설, 외국소설, 에세이, 경제 등으로 밖에 분류가 되지 않는데.
그녀는 아기를 낳고나서 어머니로부터 1800년대 출판된 증조모의 책[진정한 여성의 귀감]을 선물 받는다. ‘여자들을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낡은 술수를 쓴다’며 그 책 내용에 열을 올리는 글들을 보면서 혹시 이 분도 ‘빨간 머리 앤’과가 아닐까 하는 동질감까지 들었다.
그녀의 책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랑은 조금 달랐다.
난 잉크 냄새나는 따끈따끈한 새 책을 좋아하고 어쩌다 헌책을 사게 되었을 때 얼룩이나 구김이 있음 엄청 짜증이 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새 책보단 누군가의 손길과 책의 여백을 모두의 공동식탁으로 여기는 그런 책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가 십대 무렵부터 여러번 읽어 세갈래로 갈라진 [부부들]이란 책은 고무줄로 묶어서 보관할 정도라고 했다.
이 짧은 이야기로 그녀가 얼마나 책을 많이 읽느냐 뿐 아니라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도 알것 같다.
또한 그녀의 아버지도 대단한 독서광인데 비행기 안에서 페이퍼백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읽은 장은 과감히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신다고 하는데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외국인 저자와 책 제목이 튀어나와 정신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책을 사랑하며 재미나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감탄과 함께 존경스럽단 말이 저절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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