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 문학과지성사 | 20030916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낭만적 사랑과 사회--이 작품으로 등단했다는데 역시 정이현의 아기자기한 문체와 표현들이 잘 살아 있다.
괜찮은 남자들에게 온갖 아양과 유혹으로 홀리지만 처녀성은 지켜내야한다던 그녀. 결국엔 어느 잘나가는 집안에 학벌까지 괜찮은 그에게 모든 걸 허락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말은 '너 되게 뻑뻑하더라' 란 한마디.
트렁크--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이 살인을 했을지도 모를 그녀의 삶은 그 자체가 불안의 연속으로 보인다.
좋은 동네에 살아야하고 2000cc 차를 몰며 순모 백프로 코트에 에르메스 가방 정도는 치장해줘야 하고 불륜이라도 저질러 승진해야 하는 그녀의 삶이 애처롭다.
소녀시대--십대 소녀의 눈으로 보는 위태위태한 중산층 가정사가 재미있게 그려진다. 아빠의 불륜녀를 주인공인 내가 만나러 나갔더니 3살 많은 20살의 언니가 나와선, 임신했다며 어쩌냐고 울며 물어보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낸다.
무궁화--동성애에 대한 특이한 2인칭 시점의 소설이다. 성적 묘사나 심적 묘사가 꾸민 듯 안 꾸민 듯 담담히 그려지고 있다.
홈드라마--남녀가 사귀다 결혼까지 가는 과정을 맛깔나는 대사와 함께 그려내고 있다. 결혼을 앞둔 두고 서로 신경전 벌이는 어머님들과 남녀를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많이 듣고 본 듯한, 흔한 에피소드 같기도 하다.
신식키친--비만한 여자가 남들의 눈을 의식해 또는 동거하는 그 남자를 위해 다이어트를 시도한다.
하지만 그녀는 음식의 유혹을 견뎌내지 못하고 엄청나게 먹어대다 다시 토해내려 애쓰는 모습들이 우울하고 쓸쓸하게 표현된다.
결국엔 남자의 이삿짐이 나가고 그녀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며 자살로 마무리된다. 이야기 전개에 강약이 없어 무미건조하다.
정이현 작가의 작품 속 여자들이 위장을 잘하는 악녀란 작품평이 있다.
도대체 연관성도 없는 몇편의 단편들을 놓고 뭉뚱그려 작품평은 왜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