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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바라이로 2015. 2. 15. 21:36
고종석의 문장 고종석의 문장
고종석 | 알마 | 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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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왜 쓰는가>에선 조지오웰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 중 '역사적 충동'이란 문구가 나온다.  저자는 정치적 목적과 연관지어 스페인 내전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이는데, 이렇게까지 몰고 가야하는건가 싶다.
앞부분에서 거론되는 인물이나 역사적 배경을 시시콜콜 들먹이다보니 산만해서 어지럽기까지 하다.


<매우 사적인 대화>
에서 -적인 은 가능하나
<사적인 대화>
에선 -적 만 가능하다는데 이해가 안 된다.
-적으로 되는 단어가 일본에서 들어왔다하더라도 엄연히 실생활에서 사용하기도 하고 사전에도 보통 명사, 관형사로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사적(명사)+이다(서술격 조사)로 보면 사적을 인정한다면 사적인도 가능한 게아닐까.

생각지도 못한 조사 <-들>에 관한 설명도 있었다.
여러분들 조용히 먹읍시다.
여러분 조용히들 먹읍시다.
여러분 조용히 먹읍시다들.
조사 -들이 문장 끝에 붙어도 똑같이 복수의 의미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 문법에서 복수형 만들기가 이렇게 쉬웠구나 새삼 느끼게 해준 예문이었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실전편에선 저자의 다른 작품인 <자유의 무늬>에서 인용한 글들을 보여주며 이 문장은 이런 의미가 있다 든가 이런 문장은 쓰면 안된다 라고 덧붙이고 있다.
특히 <기분이 더럽기 짝이 없다>처럼 개인의 격앙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선 안된다고 되어 있는데, 저자가 이런 문구를 직접 넣어 칼럼을 썼다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예전 글을 인용하며 원고지 매수를 채우기 위해 반복적인 문구를 넣었다거나 뻔뻔하게 잘난체하는 문장들이다라고
아주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피해를 입다, 유언을 남기다 등의 동의중복 표현이 틀렸다곤 하지만 중요한건 다수의 사람들이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말은 동감이다.
근데 바로 이어 '영희는 오늘 일찍 조퇴했던 것이다'와 같이 '-ㄴ것이다'가 첫문장으로 오면 안된다는 건 누구나 읽어보면 이상하다 느끼지 않을까.

이 책에서 소소하게 얻은 지식은
죽은 사람 이름 되에는 ~씨를 붙이지 않는 것과 책의 text 외의 서문이나 각주, 추천사 같은 것은 para-text라고 한다.

에스페란토는 이민자들끼리 다툼이 잦자 그 원인이 다른 언어를 사용해 그런거라 판단한
폴란드 출신의 안과의사인 자멘 호프가 만든 언어이다.

저자분이 아는 게 많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야기 보따리가 풀리면서 속사포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제목을 두루뭉술하게 <문장>이라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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